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구구 팔팔 이 삼사

추정 / 강숙려 news@vanchosun.com 기자의 다른 기사보기

   

최종수정 : 2017-12-22 14:29

한국문인협회 밴쿠버지부 회원 / 시

달랑 한 장

파리한 모습으로 달려있는

2017년 12월 저녁,

 

한줌이나 될까 몰라 마른 꽃잎 같은

아흔 여섯의 내 어머니

고관절이 부서져 응급실에 드셨다.

 

‘우리주님은 내 기도를 잊으신 것일까

왜 나를 안 불러 가시는지’

꺼질 듯 가물거리는 가슴 말에

내 사지가 말라가는 듯 아프다.
 

오래 사는 일이 그토록 미안해 할 일인가!

너무 오래 살아있다 늘 미안해하시던 어머니

그 모습 안타까워 함께 우는 12월의 어둔 저녁


아무도 모르는 죽음의 문턱을,

99세까지 팔팔하게 살다가

아쉬운 듯 이삼일만 앓은 후 가고 싶다는

인간들의 바람은 참 아프다.

너무 아프다.

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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